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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선택 아닌 현실로 다가오다 몇 년 전만 해도 ‘고교학점제’는 교육 정책 중 하나로 언론에 언급되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는 현실이다. 고등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 제도의 영향 안에 놓이게 되며, 그 준비 여부에 따라 학업의 방향은 물론이고 진로까지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단순한 변화가 아닌, 고등학교 교육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불릴 만큼 고교학점제는 학생에게 학습 주도권을 부여하는 구조적 전환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등학생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피상적인 정보나 이론적 접근이 아닌, 실제적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고교학점제란 무엇인가? - 정책의 핵심 이해가 출발점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고, 기준 학점을 충족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이는 대학의 학점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기존의 ‘학년제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과목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모든 학생이 정해진 교과를 일괄적으로 배우는 시스템이었지만, 이제는 학생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시간표가 달라질 수 있다. 즉, 동일한 학년 안에서도 각기 다른 수업을 듣는 것이 가능해지고, 교사와 교실 운영도 이에 맞춰 변화하게 된다. 학교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해야 하며, 학생은 자신의 진로를 고려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학부모의 개입보다는 학생의 자기주도성이 더 강조되는 환경이 조성된다. 2. 진로 설계가 곧 학습 설계 – 무엇을 위해 어떤 과목을 선택할 것인가 고교학점제 하에서는 단순히 성적만 잘 받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어떤 과목을 왜 선택했는지가 중요하며, 이는 대학 입시뿐 아니라 이후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공학 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문과 중심의 과목만 이수했다면, 자신의 입시 설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등학생은 중학교 3학년 혹은 고1 시점부터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를 구체화하고, 해당 진로에 적합한 과목군을 파악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이를 위해 진로탐색 활동, 직업 체험, 전공 체험 캠프 등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역량을 실질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진로 설정이 완료되었다면, 그에 따른 과목 선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다만 학교마다 개설 가능한 과목의 범위가 다르므로, 본인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선택 과목 리스트를 미리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은 지역 공동교육과정이나 온라인 고교 연계 시스템을 통해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3. 자기주도 학습 역량 강화 – 이제는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시대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학생 선택권’이다. 이는 곧 ‘학생 책임’으로 연결된다. 누가 과목을 정해주지 않으며, 어떤 과목을 듣더라도 스스로 학습을 책임져야 한다. 이는 기존의 수동적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이 능동적으로 수업을 운영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주도 학습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이를 위해 학생은 다음과 같은 습관을 체화해야 한다: • 주간 학습 계획 세우기:시간표에 따라 단순히 출석하는 것이 아니라, 매주 학습 목• 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 수업 전·후 정리:수업 전 사전 학습, 수업 후 복습을 통해 과목에 대한 이해도를 • 높이고, 내신 대비력도 동시에 강화한다. • 노트 정리 방식의 변화:강의형 수업보다 프로젝트·토론형 수업이 늘어나면서, 기존• 의 필기 중심 노트에서 요약·정리형 노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자기주도 학습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역량이 아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습관화가 필요하며,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의식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4. 교과별 전략 – 선택과 집중의 시대, 어떤 과목이 진짜 중요한가? 고교학점제는 교과별 편중 학습을 허용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전략적인 학습 접근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국어·수학·영어 같은 공통 과목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사회탐구나 과학탐구의 선택 범위는 훨씬 넓어지기 때문에 학생의 진로에 따라 선택지가 확연히 달라진다. • 인문 계열 학생:국어와 사회 과목, 특히 ‘정치와 법’, ‘사회문화’, ‘경제’ 같은 과목을 • 우선 고려해야 한다. • 자연 계열 학생:수학(미적분, 기하 등)과 과학 과목(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등)의 • 고난도 선택이 필요하다. • 예체능 계열 학생:‘음악이론’, ‘미술사’, ‘체육전문교과’ 등 특화 과목을 적극 탐색할 •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단순히 ‘쉬운 과목’이나 ‘점수 잘 나오는 과목’이 아니라, ‘진로에 꼭 필요한 과목’을 중심으로 교과 선택을 설계해야 한다. 또한 주요 대학의 전형 자료를 분석하여, 어떤 과목 이수 내역이 지원 전공에 유리한지도 미리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